김극기한시선

저자 : 박성규 역
출판사 : 다운샘
출판연도 : 2003년4월28일
페이지 : 300

본관 경주. 호 노봉(老峯). 고려 명종(1170~1197)때의 시인으로 800여 년 전 당시 우리의 산하(山下)를 노래하고, 그 시대의 정서를 전하려고 했던 김극기의 한시를 모아 번역한 『김극기 한시선』이 발행되었다.
사후 135권의 문집이 만들어질 정도로 왕성한 창작열을 가지고 활동했던 그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다. 그나마 전하는 자료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그가 일찍부터 문학적인 재능을 인정받았고, 현실에 대한 관심보다는 시작(詩作)활동에 노력을 기울여 우수한 작품들을 창작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을 받았다는 것이다. 어린시절부터 입을 열기만 해도 시가 나왔다고 하니 시에 대한 그의 재능은 타고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과거에 급제했음에도 정계에 진출하지 않고 초야에 묻혀 시를 즐기며 살았다는 점에서 시와 그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일체(一體)를 이루었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저자는 김극기의 남아있는 시를 모두 수록한 『김극기 한시선』의 표제를 『김극기 한시집』으로 하고자 했으나 그가 남긴 작품 수에 비하여 터무니없이 적은 양만을 수록하게 되어 한시선집으로 할 수밖에 없는 것을 아쉬워했다. 그러나 남아 있는 김극기의 시를 한 데 모아 엮은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저서에 수록된 시는 주로 『동문선(東文選)』과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서 수집되었고, 기타 자료로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 『청구풍아(靑丘風雅)』 등이 활용되었다. 시를 번역함에 있어 직역에 충실하여 시가 가진 고유의 정취를 그대로 전하고자 하였고, 직역을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역을 겸하였다. 어려운 구절에 대해서는 각주를 달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고, 책 후반부에 원전을 첨부한 것은 『김극기 한시선』의 자료적 가치를 높여준다.
이 역시집을 통하여 우리는 800여 년 전에 당시 우리의 산하를 노래하고 그 시대의 정서를 제대로 전하려고 노력했던 한 전원시인을 대면하게 될 것이다.